● 미 비포 유(Me Before You)
● 조조 모예스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삶과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은 자살과 존엄사의 공통점일 것이다. 그러나 자살이 '삶'을 끝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존엄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은 존엄사를 다룬 로맨틱 소설이다. 나는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잘 읽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핑계를 대자면 물에 닿은 스펀지와 같이 감정이입을 하는 통에 읽은 후 여운의 후유증에 시달린다. 또 한 번의 핑계를 대자면 책 앞 뒤를 장식한 한 줄평과 같은 찬사를 보내기에는 건조한 날씨에 따른 내 메마른 감정을 탓해보련다. 반면 글을 읽으며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작가의 묘사 솜씨가 좋았다.
6개월의 계약. 윌 트레이너의 마음이 바뀔까? 그랬다면 좋겠다는 내 욕심과 이해 가능한 그의 의지가 내 머릿속에서 자리다툼을 하다가는 몇 장 남지 않은 책의 장 수를 손으로 가늠하고는 그를, 작가를 이해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책장을 덮을 후 먹먹한 마음을 추스리는 건 내 몫이었다.
공! 감! 구! 절!
-나는 그저 순간을 살면서 윌 역시 나처럼 순간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했다. 윌이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먼저 내가 행복해져야 했다.
-(p.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