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에서 일주일을(히드로 다이어리)
  • 알랭 드 보통

이 책은 문학에 관심을 가진 공항 회사(BBA)의 초대로부터 시작한다. 히드로의 첫 상주작가는 공항 시설의 전체적 느낌을 살핀 뒤, 출발 대합실의 D구역과 E구역 사이에 특별히 배치한 책상에서 탑승객과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책을 쓰기 위한 자료를 모으게 된다.

가끔 유명인의 예술 작품을 보며 대중은 '이런 것쯤은 어린애도 하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는 없다. 이 책도 그렇다. 누구나 원한다면 공항에서 일주일을 머물수도 있다. 누구나 사진을 찍고 글을 쓸 수 있다. 하지만 단 일주일동안의 공항 생활을  바탕으로 책을 엮고 그 책이 베스트 셀러로 여러 사람에게 읽히는 것은 글을 쓴 사람이 바로 '알랭 드 보통'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야생동물을 포획해 애완동물로 길들이기 위해 울타리안에 넣어놓은 동물을 보는기분이었다. 그 생명체는 넓은 초원을 뛰어다닐 '자유'는 없지만 어느만큼의 활동 공간이 있고, 끼니 거를 염려도 없고, 안전하고 안락한 보금자리도 있다. 하지만 울타리 이곳 저곳은 탈출의 흔적이 눈에 띈다.

옮긴이와는 다르게 그의 몇 편의 글을 접했음에도 나는 아직 알랭 드 보통의 글이 낯설다.그래서인가? 공항에서 느낀 감성의 주변을 맴돌다 만 듯 하다. 무엇때문일까? 책을 통해 영화의 메이킹 필름처럼 출입이 통제된 구역을 살펴볼 기회도 있었고, 항공사 대표를 만나보기도 하고, 멋진 추억이 담긴 사진과 알랭 드 보통의 역사와 문학의 깊은 조예도 알 수 있는 경험이었는데 말이다. 역시 앞서 말한대로 작가에 대한 이해부족이거나 내가 그리던 공항, 내가 익히 알고 좋아하며 내가 그리고 싶은 공항과는 다른 포커싱 때문일 것이다.

내용중에

- 지붕의 무게는 1만 8000톤이다. 그러나 그것을 받치는 강철 기둥들은 자신들이 받는 압력을 거의 느끼지 않는 듯 하다. 이 기둥들은 우리가 우아함이라고 부르는, 아름다움의 하위범주에 속하는 자질을 갖추었으며, 이런 자질은 건축물이 겸손하게도 자신이 극복한 어려움을 내세우고 싶어하지 않는 곳에서 눈에 띄곤 한다.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이 기둥들의 목 위에 400미터 길이의 지붕이 균형을 잡고 있는데, 마치 아마포로 만든 차일이 사뿐하게 얹혀 있는 듯하다. 모름지기 짐이란 이렇게 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p.45)

- 우리는 지나치게 낙관하여, 존재에 풍토병처럼 따라다니는 좌절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기 때문에 분노한다.
-(p.57)

 -우리 대부분은 치명적인 재난에 가까운 상황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가야만 일상생활에서 좌절과 분노 때문에 인정하지 못했던 중요한 것들을 비로소 인정하게 되는 것 같다.
-(p.73)

- 저널리즘은 오래 전부터 인터뷰라는 관념에 매혹되었는데, 그 밑에는 접근에 대한 환상이 놓여 있다. 일반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곳에서 세상을 운영하느라 바쁜 머나먼 인물이 기자에게는 마음을 열고 가장 깊은 자아를 드러낸다는 환상, 청중은 신문 값이라는 입장료를 내면, 자신이 삶에서 속한 지위는 잊고 기자를 따라 궁이나 집무실로 들어오라는 초대를 받는다. 경호원들은 무기를 내리고, 비서들은 손을 흔들어 방문객을 통과시킨다. 이제 우리는 내부의 성소에 들어와 있다. ...그러나 비밀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는 감질 나는 약속이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이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저명한 인물을 기자와 친밀해지는 것에 거의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속을 털어놓을 더 좋은 사람들을 늘 대기시켜두고 있다. 새로운 친구는 필요 없다. 복수 계획이나 직업인으로서 자신의 미래에 관한 공포를 공개할 생각은 없다.
-(p.143)

-우리는 모든 것을 잊는다. 우리가 읽은 책, 일본의 절, 룩소르의 무덤,비행기를 타려고 섰던 줄, 우리 자신의 어리섬음 등 모두 다. 그래서 우리는 점차 행복을 이곳이 아닌 다른 곳과 동일시하는 일로 돌아간다. 항구를 굽어보는 방 두개짜리 숙소, 시칠리아의 순교자 성 아가타의 유해를 자항하는 언덕 꼭대기의 교회,무료 저녁 뷔페가 제공되는 야자나무들 속의 방갈로, 우리는 짐을 싸고, 희망을 품고, 비명을 지르고 싶은 욕구를 회복한다. 곧 다시 돌아가 동항의 중요한 교훈들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만 하는 것이다.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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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포리스트 카터

다행이었다. 이 책의 후반부를 읽을 때 그 곳이 사람이 붐비는 장소가 아니여서...
흐르는 눈물을 감출 필요도, 그 눈물의 의미를 누군가에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오롯이 나 혼자 간직할 수 있어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로 체로키의 삶을 알게 되었다.
백인들이 체로키에게 자행한 잔인무도함도 알게되었다. 이런 극악은 체로키 조상이 겪었던 '눈물의 여로'와 작은 나무가 겪은 시련을 통해 여과없이 보여졌다.

체로키의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통해 우리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새삼 느꼈다.  

포리스트 카터만이 쓸 쑤 있는 작품이다. 그의 자전적 소설은 어린 시절 할아버지를 통해 배운 것을 고스란히 책에 담은 때문이다. 이제 체로키의 삶은 이 책을 통해 후손 체로키들에게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체로키의 삶에서 많은 가르침을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것은 자연주의일 수도 있겠고 뿌리에 대한 이해일 수도, 영혼의 마음을 풍부히 해주는 것일 수도 있겠다.

공!감!구!절!

- 할아버지가 "I kin ye Bonnie Bee"라고 말하는 걸 들었을 때, 나는 할아버지가 "I love ye"라는 뜻으로 말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 말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그랬던 것이다.
 또 할머니가 이야기를 하다가 "Do ye kin me,Wales?"라고 물으실 떄가 있다. 그러면 할아버지는 "I kin ye"라고 대답하신다. 이해한다는 뜻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사랑과 이해는 같은 것이었다. 할머니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사랑할 수 없고, 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더더욱 없다,신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하시곤 했다.
-(p.67)

- 뭔가 좋은 일이 생기거나 좋은 것을 손에 넣으면 무엇보다 먼저 이웃과 함께 나누도록 해야 한다.그렇게 하다보면 말로는 갈 수 없는 곳까지도 그 좋은 것이 퍼지게 된다,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하시면서
-(p.97)

-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쏟는 것뿐이다. 게다가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부리는 걸 그만두지 않으면 영혼의 마음으로 가는 문은 절대 열리지 않는다.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비로소 이해라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영혼의 마음도 더 커진다. -(p.102)

-그는 교육이란 것은 두 개의 줄기를 가진 한 그루의 나무와 같다고 하셨다. 한 줄기는 기술적인 것으로, 자기 직업에서 앞으로 발전해가는 법을 가르친다. 그런 목적이라면 교육이 최신의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자신도 찬성이라고 와인 씨는 말씀하셨다. 그러나 또 다른 한 줄기는 굳건히 붙들고 바꾸지 않을수록 좋다. 와인 씨는 그것을 가치라고 불렀다.
-(p.255)

- 때로는 혹독한 겨울도 필요하다고 할아버지는 말씀하셨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보다 튼튼히 자라게 하는 자연의 방식이었다.
-(p.317)

-"이번 삶도 나쁘지는 않았어. 작은 나무야, 다음번에는 더 좋아질 거야. 또 만나자."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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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건, 사랑이었네
  • 한비야

<그건, 사랑이었네>는 이웃집 언니,누나인 한비야가 동생인 우리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다.

많은 공통점이 있는 사람, 만나서 어색한 침묵이 흐를까 염려할 필요 없을 것 같은 사람
툭 던진 화제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 꽃을 피울 사람, 단 내가 좋아하는 초콜릿 아이스크림
말고(단지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앞에서 먹는 사람도 싫다고 하니 내가 양보하겠다) 짭잘한 오렌지색
과자나 비빔면을 앞에 놓고 와구~와구~후루룹 먹으며!

반짝 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책과 인용문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코끝이 찡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를 여러 번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편하고 쉬운 것에 안주하고자했던 것은 아닌지 순간 내 모습이 작고 부끄러웠다.
 
맡은 역할에 충실한 그녀
9년간의 NGO 월드비전 긴급 구호 팀장답게 식수난, 여성 할례등의 문제를 알리고 그녀만의 방법,즉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멋지다! 대한민국' 칭찬을 통해 기부, 후원, 활동을 동참케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비야 그녀가 만든 기적같은 일에 열렬한 박수를 보낸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의식 수준이 높아졌다고 한들 그녀가 없었더라면 과연 어땠을까? 앞으로도 불씨에 바람을 살살 불어넣는 그녀의 활동을 기대해보며 그녀와 닮은 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본다.

미국 보스턴 터프츠 대학교의 인도적 지원에 관한 석사과정의 학생 한비야
부디 그녀의 바람처럼 좀 더 지혜롭고 따뜻하고 여성스럽게 변해있기를!

당신을 응원합니다.
당신도 나를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공!감!구!절!

- 나는 어제나 내일보다는 오늘이 좋다. 감정의 표현처럼 시간도 지금 내 손에 가지고 있는 것이 훨씬 만만하다. 과거는 이미 수정 불가능하고 미래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현재는 우리가 마름대로 요리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 아닌가. 그러니 그 시간을 되도록 짭짤하고 알차게 살고 싶은 거다. 마음껏 누리며 즐겁게 살고 싶은 거다.-(p.18)

- 무슨 일을 새로 시작할 때마다 여태껏 불만족스럽거나 엉망이던 관계를 전혀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거다. 패자 부활전의 기회를 얻는 거다. 예컨대 새 학년, 새 직장, 새 집, 새 친구, 새 일기장, 새해. 새 달, 새 자가 들어간 세상의 모든 것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된다. 이건 정녕 희망의 발견 아닌가?
-(p.203)

- 나는 인생은 상대평가에 의한 선발고사가 아니라 절대평가에 따른 자격고사라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선발고사란 무엇인가. 아무리 열심히 실력을 갈고닦으며 노력해도 산 사람만 자기보다 잘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떨어지고 마는 경쟁 구조의 시험이다. 인생에서의 성공이 이런 거라면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은 몇몇 뛰어난 사람들에게 늘 패배할 수밖에 없다.
 반면 절대평가에 따른 자격 고사는 어느 수준만 해내면 누구든 통과다. 이 자격고사는 인생을 진지하게 살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스스로에게 떳떳하면 누구나 합격이고 그러므로 성공이다. 세상의 성공은 이런 것이어야 한다. 세상 어떤 사람도 누군가의 들러리가 되려고 이 땅에 태어나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단 한 번밖에 없는 귀한 인생인데 그럴 리가 있겠는가.-(p.208)

-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은 성공을 이렇게 정의하였다.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가는 것
당신이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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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리와 나
  • 존 그로건

왜 지금에야 읽게됐을까? 책이 전세계 베스트 셀러가 된지 한참이 지난 지금, 한국에서의 인기도 사그라든 지금, 영화가 막을 내린지 꽤 오래된 지금, 너무 뒷북이다. 선입견, 그동안 영화에 소개된 동물을 떠올렸던 것이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영웅적인 모습이거나, 고도의 훈련으로 능청스레 연기를 하는 깜찍한 모습. 그럴거란 착각으로 미뤄왔던 책. 읽을거리가 없어 집어든 먼지쌓인 책은 좀처럼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해야할 일을 미뤄둔 채 몇 시간이고 읽고있었다.

우리집에는 '곰'이라는 17년된 강아지(남들이 뭐라든 우리 가족에게 한번 강아지는 영원한 강아지다)가 있다. 가족이며 친구인 동시에 사랑스런 반려동물이다. 어미개 재롱이의 대를 이어 키우고 있는 곰,그러고 보니 그 이전에는 방울이라는 강아지가 있었고 그 전엔 나비라는 고양이가 있었으며 또 그 전엔 봄 한 철 초등학교 앞 하교길에 마리당 백원이던 샛노란 삐약이를 사서 키운 것이 장성해 닭이 됐던 적도 몇 번 있었다. 생각해보니 우리 가족도 동물과 오랜 인연이다. 그래서인지 <말리와 나>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말리가 신나서 날뛰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고 희노애락의 표정이 어떠할 지, 특히 음식 앞에서의 표정은 안봐도 눈에 선하다. 아마 조금은 애처로운, 그래서 절대 거절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겠지. 아기때의 귀여움, 한참 자라나는 청장년기의 활동적인 모습을 거쳐 쇠해가는 과정을 보고있으면 마음이 애잔하다. 앞으로도 오래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쓰다듬어주는 수밖에. 말리가 노쇠해져 힘들어 하는 내용을 읽을 땐 목이 메이고 흐르는 눈물을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말리가 최후의 순간을 맞았을 때는 말 그대로 '울고'있었다.만일 내가 저자 존그로건이 칼럼을 기고하는 <필라뎉피아 인콰이어러>지의 구독자라면 나 또한 그에게 메일을 보냈겠지 싶었다.

사족이 길었다. 말리는 애견대회에서의 입상을 기준으로 보자면 훌륭한 개는 아니다. ADHD이며 40킬로그램이 넘는 거구로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는 사고뭉치.그러나 그 가족에게는 이 세상 최고의 개였다.

-말리를 보면 인생이 짧다는 것, 그리고 순간의 기쁨과 놓쳐 버린 기회로 가득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생의 전성기는 한 번뿐이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오늘은 꼭 갈매기를 잡을 수 있다는 확신에 차서 바다 한 가운데를 향해 끝없이 헤엄쳐 가는 날이 지나면 물그릇의 물을 마시려고 몸들 굽히기조차 힘든 날도 온다.-(p.324)

-그렇다, 말리는 개일 뿐이다. 사람의 일생동안 여러 마리의 개가 왔다갈 수도 있다. 그리고 단지 김이 된다는 이유 때문에 세상을 하직하기도 한다. 그냥 개일 뿐이었는데도 아이들에게 말리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마다 눈물부터 솟아났다.-(p.366)

-내가 정말 쓰고 싶었던 것은 말리가 얼마나 우리 마음 속 깊은 곳까지 들어와 있었으며 얼마나 귀중한 인생의 교훈을 전해 주었는가 하는 점이었다.
...우리 개처럼 멈청한 개에게서도 사람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말리는 매일매일을 끝없는 즐거움으로 채우는 것도 가르쳐주었고,순간을 즐기는 것도 가르쳐주었으며,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것도 가르쳐주었다. 또한 일상의 단순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숲속의 산책, 첫눈 오는 날, 희미한 겨울 햇빛 속의 낮감, 아니가 들고 쇠약해지는 과정에서 말리는 어려움 앞에서도 낙관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무엇보다도 말리는 우정과 헌신, 변함없는 충성심을 가르쳐주었다.-(p.373)

사랑해 말리!
사랑해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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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 법정



책을 읽기 전
법정스님 법문집 1 <일기일회>에서는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소중히 여기고 현재에 충실하라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법문집 2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제목에서 '연대'에 대한 이야기일까? 추측해본다. 책의 내용을 살피기도 전에 책 자체에서 피어오르는 맑은 향기에 동화되었다. 한편으로는 공자의 제자 중 좋은 말을 듣고 실천하지 못함을 부끄럽게 여겼다는 일화를 떠올려본다.

함께하고싶은 내용 중
- 여기 삶이라는 거대한 나무가 있다. 이 나무 아래 무수히 많은 존재들이 왔다가 떠난다. 때로는 미물의 몸으로, 때로는 인간의 몸으로, 여자와 암자의 몸으로, 그렇게 몸을 바꿔 가며 이 삶이라는 나무 아래 앉았다가 간다. 이 나무 아래서 무엇을 때닫고 가는가. 당신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자각하고, 어떤 깨달음을 이루는가이다. -(p.199)

- 새 책을 읽을 때는 새 친구를 얻은 것 같고 이미 읽은 책을 다시 볼 떄는 옛 친구를 만난 것 같습니다.-(p.325)

-"항상 맑은 정신으로, 자신을 고집하는 편견을 버리고 세상을 텅 빈 것으로 보라. 이처럼 세계를 보는 사람은 죽음의 왕도 볼 수 없다.-(p.344)

-<법구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부지런함은 영원히 사는 길이요, 게으름은 죽음의 길이다. 부지런한 이는 죽지 않겠지만, 게으른 이는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부지런한 사람은 죽을 틈이 없습니다. 그에게는 죽고 싶어도 죽을 여가가 없습니다. 늘 열심히 살고 있기 때문에 죽을 시간이 없는 것입니다.-(p.348)

책을 읽은 후
인생무상에 대해 생각해본다. '항상하다'는 것이 없다는 무상은 자칫 공허함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늘 변화하는 속에 같은 것이 없기에,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니기에, 삶은 더욱 소중하고 그래서 알차게 살아야하는 것이다. 사물이나 감정 모두 무상하므로 집착하지 않고 얽매이지 말며 다만 지켜보는 듯이 대하면 고통과 불만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삶을 그려본다. 살면서 바늘하나 꼿을 곳없는 듯한 마음의 상태가 되었을 때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떠올리며 무상의 태도를 보일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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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
  • 더글러스 애덤스

 
처음 만나는 더글러스 애덤스의 작품이다.

신비한 탐정 더크 젠틀리의 일상은 노부인들로부터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겠다며
청구서를 보내고 비용을 지불 받기 위해 끊임없이 전화통에 매달려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

"바하마 출장이 왜 꼭 필요한지 그 이유를 다시 한  번 설명해드릴게요.
다시 설명 드릴 수 있어서 더 없이 기쁩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모든 사물이 기본적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 상호 관계성을 나타내는 벡터 값을 구성하고
삼각측량을 하려면 머나먼 버뮤다 제도의 해변까지도 가야 하는데 이번 조사를 진행해면서도
종종 그곳에 출장을 다녀와야 합니다. 저도 가급적 그곳까지 갈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화창한 햇빛과 럼펀치 술에 알르레기가 있거든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일을 하려면 그런 어려움쯤은 참고 견뎌야 하는 거죠. 안그렇습니까, 부인?"

흡사 노부인을 속여 받아낸 돈으로 버뮤다 여행을 계획중인 사기꾼같지 않은가?

불가능해 보이는 두 가지 현상과 대단히 특이한 여러 건의 현상들이 전부 리처드 맥더프에게
일어났고 그 사람이 아주 특이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되었다.
리처드는  현상들과 깊이 연관되어 있을 뿐 아니라 아주 특이하고 괴상하게 행동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완벽하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하에 한 행동이었다고 믿고 있다.

나의 행동을 하게 만든 '무엇', 그 무엇이 사람을 조종해서 어떤 일을 하게 만들려고 한다.
더크의 말처럼 모든 사물은 서로 상호연관성이 있었다.
그리고 더크는 뛰어난 지성의 소유자였다.

초반 서로 연관성이 있을까 싶었던 장황한 이야기는흥미를 유발하고  뒤로 갈 수록
읽는데 가속이 붙었다.

이 소설의 매력을 꼽는다면 작가의 '기발함'일 것이다.

타임머신을 텔레비전을 보는 데 사용하는 리즈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흠, 비디오 녹화기만 제대로 사용할 수 있어도 타임머신은 쓸 일이 거의 없을 걸.
시간여행이라는 게 아주 조심스럽거든. 무시무시한 덫과 위험으로 가득해. 과거로 돌아가
잘못된 부분을 고치기라도 하면 역사의 흐름 자체가 뒤죽박죽이 될 수도 있어.
게다가 타임머신만 썼다 하면 전화기가 고장이 나버린다네."

그 타임머신으로 등장하는 도구 또한 기발하다.
0과 1로 구성된 디지털과 상반된 아날로그 계산기 '주판'이 바로 타임머신이다.
이정도라면 기발함을 넘어 기막힐 정도다.

이 세 주인공, 더크, 리처드, 리즈는 사뮤엘 콜리지의 시속에 담겨있던 그 '무엇'을 힌트삼아
인류를 멸종 위기에서 구해낸다는 엔딩마저 기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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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헨리 데이빗 소로우

처음 대하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듯 한 단어 한 단어 힘주어 읽어나아갔다.
마치 영양분을 최대한 소화, 흡수하려는 소의 되새김질 처럼 곱씹어 읽은 책이다.

비록 생전에는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의 일주일>은 1천부를 인쇄해 219권이 팔렸으며,
<월든>은 1854년 출간 당시 총 7권이 팔렸는데 그쳤다지만 나는 그가 글을 남겨준 데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 161년 전의 H.D.소로우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남겨진 글을 읽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에서 특히 삶을 대하는 그의 방식이 감동적이었다.

각 편지 뒤에 실린 류시화의 해설을 통해 H.D. 소로우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책 속 또 하나의 즐거움을 찾자면 일기에 있다는 그의 깜찍한 그림 덕에 나 또한 '어린 두더지처럼
자주 행복'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웃들에게는 실패자, 사회적분류에 따르면 자연주의자, 방랑자, 강연자, 토지측량사, 사회비평가,
실용주의 철학자, 괴짜 예술가 등, 영적인 면에서 보자면 구도자, 요가 수행자, 범신론자, 신비주의자,
초월주의자, 자연 철학자등 다양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내게 H.D. 소로우는 시대를 함께 하지 않았지만 호감가는 벗이자 배울 점이 많은 스승으로 함께 할
것이다.

- 순례자에게 밤이 서둘러 어둠의 그림자를 데리고 길 위로 걸어오듯이,
그대의 집과 영혼에 대해 생각하라.
그대 삶의 소멸되어 가는 날들에 아직 남아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라.
그대의 태양은 성급히 서쪽으로 여행하고, 그대의 아침은 지나간다.
그대에게 다시 태어날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의 일주일>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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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자는 혼자다
  • 파울로 코엘료

그(파울로 코엘료)는 마치 이고르가 에바에게 하듯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럼으로 독자는 그 메시지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에바가 휴대폰을 주시하듯 촉각을 곧추세운 채 그의 책을 주시하게 만든다.

여전히 신비스럽고 영적인 존재가 등장하는 점과 인물의 감정,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탁월한 필력은
전작들과 마찬가지이지만 이번 책 <승자는 혼자다>에서 기존의 지표를 콕! 집어주던 '친절함'을
기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표지는 '명확하지 않은 메시지' 형태로 전달되고 있으며
소설 마지막 부분 저자는 이고르의 생각을 빌려 이 점을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는 잠시 자문했다. 주위의 세계들을 파괴하면서, 에바에게 과연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던 것일까?
좀더 명확히해야 했던 건 아닐까? 한마디 암시의 말, 아니면 어떤 이름이라도 남겨야 했던 건
아니었을까? 하지만 그건 매우 위험한 일이었을 것이다. ... - (p.316)
 
작가는 '내 작품들 가운데서 빈번히 나타나는 주제 중 하나는
우리가 꿈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의 꿈들은 어디까지 조작될 수 있는 것일까?'
라고 물으며 글의 서문을 연다. 작가가 '슈퍼클래스'를 등장시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부와 명성 그리고 권력을 갖은 자, 성공을 꿈꾸는 이들의 선망의 대상인 슈퍼클래스를 통해
진정한 성공이란 위와 같은 요소들을 의미하는가와 기쁨, 즐거움이라는감정과는 상반된
깊은 권태를 느끼는 그들의 모습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방식은 무엇인가에 대한.

- 이들은 즐겁지 않아요. 정상에 올랐으니 이젠 어쩔 수 없이 다시 내려가야 할 일을 두려워하고 있죠. 이들은 또다시 정복해야 할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거예요. 왜냐하면 ......
거기에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이지- (p.313)

출구도 없고 사람을 중독시키고 결국 노예로 만드는 성공이 정말로 가치 있는 일인가?
정말로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의 대답은 '사랑'이다.
여기에 두 가지 사랑이 그려지고 있다.
에바를 향한 이고르의 사랑과 재스민과 그의 연인의 사랑.

에바가 묘사한 이고르
- 저 절대악의 존재가 제멋대로인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행위에 전혀 책임을
느끼지 않고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데다,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수단도
서슴지 않는다는 사실을.이제 그녀(에바)는 이해할 수 있다. 천사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악마로
변할 수 있었는지를. 그는 모든 정신적 외상들을 극복하고 성숙해졌다고 주장했지만, 실은 가슴속에
원한과 복수심을 줄곧 키워왔던 것이다. 그는 인생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는 데는
 비견할 바 없는 최고였고, 그 때문에 자신이 전능하다는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해왔다.그는 포기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결코 뒤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길에 놓인 최악의 고난들을 통과해왔다. 그 고난의
 길에서 '언젠가 돌아와 반드시 이 빚을 갚고야 말겠어. 그때 내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 너희들에게
똑똑히 보여주겠어'라는 생각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다.- (p.271)

이런 이고르가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으려한 방법은 세계를 파괴하는 것이었다.
세계를 파괴한다는 것의 의미란
- "한 생명을 파괴하는 거지. 그 순간 온 우주가 사라지는 거야. 그 사람이 보고 느낀 모든 것,
그가 인생길을 걸으며 만났던 좋고 나쁜 모든 것, 그의 꿈들, 희망들, 패배들과 승리들,
이 모든 것들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거지. ..." - (p. 294)

반면 재스민과 그의 연인의 사랑의 방식을 살펴보자.
연인이 재스민에게
- "그리고 넌 그때 고작 열여섯 살인데도, 사랑이 한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었어.
네 덕분에 난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어. ...우린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걸었고, 함께 배워왔어. ...결국 난 내가 갈망하던 것을 처음으로 실현할 수 있게 된거야. 그렇게 우리는 함께 칸에 왔지.
결코 이런 계약 따위가 우리 두 사람을 떼어놓을 순 없어." - (p.199)

- 그 누구도 모르는 사실. 그녀에게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도록 돕는 절대적이고도 완전한 힘,
재스민이 있다는 것을. 그녀는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사랑을 바라본다. 이 사랑을 위해서라면
그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사람을 죽이는 일만 빼고는 무엇이라도.
재스민과 함께라면 그녀는 두렵지 않다. 승리조차도. - (p.315)

기억하고 싶은 한 구절

'한 알의 모래가 바다의 심연 속으로 잠겨들 때, 유럽 대륙은 그만큼 작아진다. 한 알의 모래가 사라진 것을 우리는 느끼지 못할 테지만. 바로 그 순간 대륙이 사라지는 것이다.'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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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베트의 즐거운 지혜
  •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



남을 나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존재로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버릴 수 있으며
너무 깊이, 심각하게 여길 것 없이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얻을 수 있다는
이미 알고 있는 단순한 진리를 우린 너무 쉽게 잊고 사는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우리를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두려워하는 이유는 우리가 만나게 되는 사람 또는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그들이 우리와 같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이 모두는 단지 풍요로워지길 바라는 존재인 것이다.(p.232)-


우리 모두는 자신이 알든 그렇지 못하든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해
삶에서 경험하는 감정과 문제들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들과 친구가 될 수 있고
그것들을 통해 자신이 본래 가진 지혜, 자신감, 투명함, 기쁨에 이를 수 있다고 얘기한다.
즉, "안녕 문제들! 잘 지내니? 잠시 머물면서 우리 서로를 알아 가는게 어때?"라며
그것들을 친구로 환영 하라는 말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이 책의 존재 이유이다.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별칭을 가진 저자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는
두명의 뛰어난 스승이 하나의 육체로 동시 환생한 것으로 인정되었으며
어린 시절부터 영적 분위기에서 자랐다고 한다.
자신의 마음의 문제를 도구삼아 수행한 경험과 많은 외국인 수행자의 명상을
지도하며 얻은 꺠달음과 다양한 명상 방법을 이 책에 담았다. 

공역한 김소향의 글을 통해 류시화 시인이 작업에 임하는 모습을 엿볼 수도 있다.
얼마나 공을 들이는 지 왜 그의 글과 번역작들을 쉽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지
조금 알 것 같다.

즐거운 지혜 중

- 본질적으로 불교의 길은 익숙한 것과 실질적인 것 사이에서의 선택을 제시한다.
물을 필요도 없이, 익숙한 생각과 행동을 유지할 때 거기에는 편안함과 안정감이 존재한다.
그 편안함과 익숙함에서 걸어 나오는 일은 무척 겁이 날지도 모르는 낯선 경험의 세계로 옮겨
감을 의미한다. 그 중간 지대는 내가 안거 수행 때 경험한 것처럼 불안한 곳이다.
당신은 알지 못한다. 익숙하기에 두렵지 않은 곳으로 돌아가야 할지,
아니면 단지 낯설기 때문에 두려워 보이는 곳을 향해 앚으로 나아가야 할지.-

- 궁극적으로, 즐거운 지혜는 마음의 괴로움을 자각하는 불편함과
그것들에게 지배당하는 불편함 사이에서 선택을 하는 것으로 귀착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과 신체적인 느낌을 자각하면서 그것들이 자신의 마음과 몸이
상호작용해서 만들어 내는 것임을 알아차리는 일이 언제나 유쵀할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사실 나는 이 방식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일이 대로는 매우 불쾌하리라는 것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다.
...중략...
하지만 가장 좋은 부분은, 얼마나 오래 수행을 하든 혹은 어떤 방식을 이용하든 상관없이
모든 불교명상 수행은 결국 자비심을 갖게 해 준다는 점이다.
자신의 마음을 바라볼 때마다 주위사람들 역시 자신과 비슷하다는 것을 인식한 수밖에 없다.
...중략...
그것이 지혜이다. 그 지혜는 책 속에 있지 않고 깨어 있는 마음 속에 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과 자신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일이며,
즐거운 지혜에 이르는 길이다.(p.324) -

Posted by Dream 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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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심장을 쏴라
  • 정유정

'강하다'고 믿고 있는 존재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존재감 약한 이들에게는
세상의 희망의 문이 눈 앞에서 쾅! 닫혀버리는 기분 아닐까?
승민에게 '올 것이 온 순간', 희망 정신병원 501호 502호 환자들을 침묵하게 만든 것이
아마 그런 이유일 지 모른다. 책을 읽으며 정신병원의 두 부류 '미쳐서 갇힌 자와
갇혀서 미친자'중 후자에 속하는 승민을 응원하는 마음이 커갔다.
억울하니까, 진실은 살아있으니까, 잘 될꺼라고...빠삐용도 결국은 탈출에 성공했으니까...
빠삐용이 '시간을 낭비한 죄'라면 승민에게는 무슨 죄가 적용되기에...
하지만 '올것이 온 순간' 희망의 끈마저 놓아버리지 않기를 잘했다.
고군분투끝에 얻어 낸 승민의 비행에 박수를!!!

우리의 미스 리 이수명은 답벽 밖에서와는 달리 안쪽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다.
미스 리 선생이기도 하고, 또별의 대타이기도 하고, 부록 역할도 곧 잘 해낸다.
때론 우리 자신 스스로보다 남들이 나를 더 잘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미스 리의 제자 우울한 세탁부가 알려준 미스 리의 병명은
"세상에서 도망치는 병이야. 자기한테서 도망치는 병이고, 그렇지?"
이 말에 수명은 통렬하게 가슴을 찔렸다.
왜 그렇게 된것일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첫 단계일 것이다.
그러나 수명은 도망치기에만 급급했다.
그런 수명은 말한다.
"아니, 내가 벼랑에 발끝으로 버티고 서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게.
인정하면 선택해야 할 테니까. 발을 떼버리거나, 그날 밤을 끌어내서 진실과 대면하거나."
수명은 인정하는 것을 선택했고 진실과 대면하는 것을 선택한 결과
진실에 얻어맞아 고꾸라지지 않았다. 어쩌면 진실은 내가 겁냈던 것만큼 거인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된다.
누군가 두려움을 두려워하는 것을 두려워하라 혹은 두려움은 두려움 그 자체란 말이 떠오른다.
진실과 마주하고 세상에 도전장을 내민 미스리의 앞날에 축복을!!!

저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있는 듯 하다.
간호사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심사직으로 근무했던 경험과
지인의 도움으로 폐쇄병동에 들어갈 기회로 얻게 된 경험
의학용어나 섬세한 표현이 낯설지 않은 것은 이런 경험 덕이리라.

소설의 시작이 되어 준 질문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봐야겠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책을 읽은 독자라면 책에서 답을 얻기를!!!

사족이지만 소설이 영화화된다는 소문이 있다.
벌써부터 영화의 캐스팅이 궁금해진다.

Posted by Dream 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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