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끌림
- 이병률
68가지의 추억이 담긴 책, 그래서일까? 페이지가 없다.
일목요연한 목차나 숫자가 굳이 필요치 않은 탓이리라.
여행에 대한 감상을 책으로 낸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진다.
인터넷 서점의 소개가 맞다면 1967년 충북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좋은 사람들」 「그날엔」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
글쟁이였구나...어쩐지...
이병률이 생각하는 여행이란?
- 여행은, 120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곳'을 찾아내는 일이며
언젠가 그곳을 꼿 한 번만이라도 다시 밟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키우는 일이며
만에 하나, 그렇게 되지 못한다 해도 그때 그 기억만으로 눈이 매워지는 일이다.
- (#058 그때 내가 본 것을 생각하면 나는 눈이 맵다)
이병률이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믿음은?
- 한번 사람을 의심하기 시작하면 여행은 끝이다. 그만큼 자유롭지도 못할뿐더러
기회도 적기 마련. 세상에 하나뿐이라고 생각한 친구를 믿은 적 있으나 그는 나를
믿어주지 않았고 한 사람을 믿은 적 있으나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이 아닌
듯 하였다. 그 울림은 더 장황해져서 다른 사람에게 믿음을 옮겨가면 그뿐이었다.
내가 사람에게 함부로 대했던 시절이 분명 있었기에 당함으로써 배우는 것이라
자위하면 되는 것
- (#061 페루에서 쓰는 일기)
나는 저자의 바람처럼 세상에 놓여진 이 책을 함께 하고 있지만 사진과 글을 통해
짐작만 할 뿐이다. 그의 추억과 여정이 온전히 내 것이 될 수는 없다는 걸 알기에.
대충대충 산다지만 이 사람은 삶에 대한 애정이 너무나도 크고 깊어서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리라 짐작해보고
헛헛한 인연, 만남과 이별을 숱하게 격겠지만 여전히 그 헛헛함에 마음을 베이고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어딘가로 떠날 사람이라 짐작해보고
마음이 사람을 향하고 있어 외로움이 더 크지만 혼자인 시간이 많은 사람이라 짐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