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비포 유(Me Before You)

● 조조 모예스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삶과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은 자살과 존엄사의 공통점일 것이다. 그러나 자살이 '삶'을 끝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존엄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은 존엄사를 다룬 로맨틱 소설이다. 나는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잘 읽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핑계를 대자면 물에 닿은 스펀지와 같이 감정이입을 하는 통에 읽은 후 여운의 후유증에 시달린다. 또 한 번의 핑계를 대자면 책 앞 뒤를 장식한 한 줄평과 같은 찬사를 보내기에는 건조한 날씨에 따른 내 메마른 감정을 탓해보련다. 반면 글을 읽으며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작가의 묘사 솜씨가 좋았다.
6개월의 계약. 윌 트레이너의 마음이 바뀔까? 그랬다면 좋겠다는 내 욕심과 이해 가능한 그의 의지가 내 머릿속에서 자리다툼을 하다가는 몇 장 남지 않은 책의 장 수를 손으로 가늠하고는 그를, 작가를 이해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책장을 덮을 후 먹먹한 마음을 추스리는 건 내 몫이었다.

공! 감! 구! 절!

-나는 그저 순간을 살면서 윌 역시 나처럼 순간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했다. 윌이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먼저 내가 행복해져야 했다.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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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폰더씨의 위대한 결정
● 앤디 앤드루스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의 속편인 이 책은 그 인기를 말해주듯 전 세계에서 최초로 한국에서 출간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전작이 ‘나’를 위한 7가지 원칙을 소개했다면 이번 <폰더씨의 위대한 결정>은 공동체적 ‘우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 서문을 읽으며 ‘우리가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나가기를 희망한다면, 반드시 마음속에 간직해야 할 소중한 원칙’이란 과연 무엇일까 라는 물음을 안고 그 원칙을 발견하기 위한 여행을 시작하자 그간 일곱 가지 결단을 생활에 적용해 성공을 이뤘지만 사랑하는 부인을 잃고 다소 우울한 상황에 놓인 74세의 폰더 데이비드와 재회하였다.

저자는 책의 앞 부분 시간 여행자들의 회의라는 장을 활용해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에 소개된 7가지 결단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전작을 읽지 못한 독자에 대한 배려인 동시에 책을 읽은 독자에게는 전작의 내용을 되새김하는 시간이 된다.

폰더씨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시간 여행자들의 정상회담(final summit)에서 사회자로 선정된다. 정상회담은 주어진 시간내에 다섯 명의 조언자의 도움을 받아 “인류는 성공적인 문명으로 가는 길을 회복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또 집단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잔 다르크는 희망의 회복, 에릭은 용기의 발휘, 링컨은 지혜의 추구, 다윗은 자기단련, 카버는 성품도야를 답으로 제시한다. 이야기 속 시간여행자들이 분명 정답이라고 여겼던 덕목이 정답을 빗겨가고 낙담하지만 포기 하지 않고 다시 정답을 구하는 과정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정답을 찾아가는 우리의 인생과 닮아있다.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이며, 인류를 위해 나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무엇이 의미있는 인생을 위한 소중한 원칙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선사해 준다.

공! 감! 구! 절!

- 많은 사람들이 사태를 외면함으로써, 또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음으로써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가 일어나게 내버려둔 것이었다. 많은 아버지와 어머니는 눈을 감고 귀를 틀어막았으며, 회사에서 나오는 봉급을 받았지만, 그들을 내려치려고 머리위에서 혀를 날름거니는 저 괴물의 진실은 회피했다. 그리고 나치가 그들의 어린아이들에게 마수를 뻗쳐왔을 때는 너무 늦은 것이었다.
-(p.45)

- “당신네들은 하나의 전환점 위에 있어요. 당신네들-그러니까 인류-은 벼랑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으며 서 있어요. 그분은 이런 상황을 기쁘게 여기지 않으세요. 과거에 아모스가 이스라엘 국가를 위하여 호소를 올렸듯이, 이제 시간 여행자들이 함께 모여 회의를 해야 돼요. 내 판단에, 불가피해 보이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 말이에요.”
-(p.55)

- “여러 해에 걸쳐서 인류는 점점 더 참다운 진리로부터 멀어져왔고, 그 자리에 인류의 지능만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인류 나름의 ‘진실’을 만들어내려고 해왔어요.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인류는 점점 더 파괴적인 속성을 키워왔지요. 부(富)에 대한 꺼질 줄 모르는 갈증, 이웃과 동료에 대한 경멸, 권력을 위한 권력을 추구해왔어요.”
-(p.59)

- “당신이 숨을 쉰다는 건 아직도 살아 있다는 뜻이지요. 아직도 살아있다는 건, 당신이 지상에 온 목적을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는 뜻이지요. 그러니까 인생의 목적이 아직 성취되지 않은 겁니다. 그런 목적이 아직 달설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당신의 앞날에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아 있다는 증거예요!……”
-(p.136)

- 당신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별로 원하지 않는 djEJs 것도 연습할 용의가 있는가?
-(p.240)

- 시간의 초창기부터 우리 인류는 선택의 능력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이 선택은 시간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겁니다. 좋은 선택은 시간을 벌어주는 겁니다.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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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리다

● 파울로 코엘료

 

1990년 발간, 국내 2010년 소개된 책이다.

 

책을 펴면 차례를 살피는 데 <브리다>는 4계절 중 그 시작이 ‘여름’ 끝이 ‘봄’이라는 점이 특이했다.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는 사람처럼 책을 파고들며 헤집고 읽었다. 개인적으로 파울로 코엘료 의 작품을 좋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그의 작품에는 ‘지표’가 있다는 나름의 믿음 때문인지도 모른다.

 

파울로 코엘료 작품의 특징은 ‘신비’일 것이다.

160여개 국 71개 언어로 이야기를 읽는 이들은 적어도 이 시간만큼은 신비로움을 받아들이며 신비로움을 공유하는 마치 비밀 조직의 일원이 된 듯 기분을 만끽한다. 달의 입문식에 초대 받아 참석했던 로렌스의 행동과 말처럼 말이다.

- “신이 정말로 존재하는지 모르겠어.” 로렌스가 주변 나무들을 향해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생각을 보류해야겠지. 나 역시 신비를 마주하고 있으니까.”

-(p.342)

이야기에서는 달의 전승과 태양의 전승에 대해 나온다.

- 마법사는 계속 했다. “우리를 둘러싼 만물과 공간을 통해 비의를 가르치는 태양 전승이 있어. 그리고 시간의 기억 속에 갇힌 모든 것과 시간을 통해 비의를 가르치는 달 전 승이 있지.”-(p.32)

 

- 전승에는 다음과 같은 작자 미상의 글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자기의 삶에서 두 가지 태도를 취할 수 있습니다. 건물을 세우거나, 혹은 정원을 일구거나. (……) 하지만 건물과는 달리 정원은 결코 성장을 멈추지 않습니다. 또한 정원은 그것을 일구는 사람의 관심을 요구하는 동시에 그의 삶에 위대한 모험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p.16 서序)

 

달의 의식은 ‘춘분’에 이루어지고 이야기는 끝이 난다. 독자는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보며 밝은 미래를 상상해본다.

 

책을 덮은 후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받아들인 게 맞는지 묻고 싶다.

모두가 ‘마녀’와 ‘마법사’가 되라는 것은 아닐 것이고 독자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이 뿌린 씨앗의 정원을 돌보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을 바라는 마음인 듯 하다. 스스로 꿈을 쫓고, 소유하지 않는 자유로운 사랑을 하고 고난의 의미를 찾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되기를...

 

 

공! 감! 구! 절!

 

- 일단 길을 발견하게 되면 두려워해선 안 되네. 실수를 감당할 용기도 필요해. 실망과 패배감, 좌절은 신께서 길을 드러내 보이는 데 사용하는 도구일세.

-(p.33)

 

-믿음은 오로지 사람들이 믿기 때문에 존재한다. 기적이, 설명이 불가능함에도 그것을 ale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것처럼

-(p.42)

 

- 인생의 매 순간이 믿음의 행위임을 아는 것

-(p.44)

 

- 책갈피 사이에 담긴 신비로운 지혜는 어딘가 머나먼 곳에서, 그 신비를 밝히기 위해 세대를 거듭해 안간힘을 써온 인간들의 노력에 미소 짓고 있는 듯했다.

-(p.47)

 

- 아니, 어쩌면 늘 시작하자마자 포기하다보니 한발도 제대로 내딛지 못한 채 길이 막혀버리는 건지도 모른다.

-(p.74)

 

- “얘야, 이 세상에 완전히 잘못된 건 없단다.” 아버지는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멈춰서 있는 시계조차 하루에 두 번은 시간이 맞잖니.”

-(p.137)

 

- 그는 태양 전승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들에게 자기 주변에 있는 것들을 이해하라고 말했다. 신께서 그곳 ‘당신의 지혜’를 담아놓았고, 약간의 훈련만 하면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

-(p.144)

 

- 인간은 누구나 자기 운명의 주인이다. 그리고 언제나 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그리고 자신이 열렬하게 원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그리고 삶이 너그럽게 그들 앞에 놓아주는 것들로부터 도망친다.

-(p.250)

 

-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었던가!

-(p.261)

 

- 그대는 그대의 길과 마주하고 있잖나. 그런 용기를 지닌 사람은 극히 드물지. 사람들은 자신의 길이 아닌 길을 걷길 더 좋아하거든.

모든 이들은 자기 재능을 가지고 있어.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보려고 하지 않아. 그대는 자신의 재능을 받아들였네. 자신의 재능을 만난다는 것은 세상과 만난다는 의미인 게야.

-(p.332)

 

- “생이 그대에게 주는 것은 모두 받아들이고, 그대 앞에 놓인 잔은 모두 마시게. 포도주란 모두 맛보아야 하는 것이지. 어떤 것은 한모금만마시고, 또 어떤 것은 병째 마셔야 하네.”

“그걸 제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맛으로. 나쁜 와인을 맛본 사람만이 좋은 와인의 맛을 아는 법이지.”

-(p.336)

 

- 신은 용감한 이들의 신이다. 그리고 그 신은 로렌스를 이해할 것이다. 용감한 이들은 두려움을 안고 결정을 내리고, 내딛는 걸음마다 악마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번민하고, 자신이 옳은지 그른지 스스로 묻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행동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행동한다. 그들 역시 기적을 믿기 때문이다.

-(p.343)

 

- 꽃 속에 사랑의 진정한 의미가 들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꽃을 선물해. 꽃을 소유하려는 자는 결국 그 아름다움이 시드는 것을 보게 될 거야. 하지만 들판에 핀 꽃을 바라보는 사람은 영원히 그 꽃과 함께 하지. 꽃은 오후의 저녁노을과 젖은 흙냄새와 지평선 위의 구름의 한 부분을 담고 있기 때문이야.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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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한 불행

● 케빈 A. 밀른

 

9살 생일에 겪은 사고

이후 자신의 생일은 곧 부모와 조부모의 기일인 여 주인공

영속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사라진다 믿으며 불운의 쿠키를 굽는 일에 전심전력하는 한 생래적 염세주의자 소피의 29번째 생일날.

일년전, 자신의 곁을 떠났던 남자친구가 나타난다. 게다가 데이트 신청이라니...

결혼식을 몇 일 앞두고 이별을 통보하고 홀연히 종적을 감췄던 그다.

데이트 신청을 거절할 요량으로 신문에 “행복을 찾습니다.”라는 광고를 싣고 자신의 기준에 합당한 답변이 100통 이상일 경우 데이트를 승낙하기로 한 소피.

과연 ‘심지어 나쁜 것에 조차 의도가 있다’는 말은 맞을까?

 

이 책은 꼬투리(?) 잡고 늘어지기의 근사한 결과물이란 생각을 했다.

저자는 중국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온 디저트 ‘포춘 쿠키’를 열어보고 ‘당신의 모든 꿈이 곧 이루어지리다.’는 메시지를 보며 들었던 생각에 꼬투리를 잡기 시작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전한다. “제게 <달콤한 불행>은 모든 꿈과 희망이 사라져버린 것처럼 보일 때, 그런 때조차 행복을 찾는 법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그런 책입니다. (……) 우린 누구나 마음의 고통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그런 모든 고난과 ‘불행’에도 기쁨과 사랑의 아름다운 순간이 뒤섞여 있으니 멋진 것이랍니다. 또한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을 온전히 이해하고,, 인생이 진정 얼마나 멋진지를 깨달을 수 있는 것도 우리가 견뎌온 바로 그 시련 덕택인 경우가 상당히 많답니다.”

 

상처를 지닌 이에게 쓰디쓴 메시지나 불운의 쿠키 맛을 통한 거짓 치유가 아닌 얽힌 실타래를 풀고 관계의 회복을 통해 진정한 치유를 맛보게 하고 자책하는 이에게 모든 것은 ‘네 탓이 아니다.’는 위로를 건네고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소설이다.

 

행복, 불행, 행운, 불운에 대해 생각해본다.

 

공! 감! 구! 절!

 

- "어머니는 모든 관계란 실패가 아닌 하나의 관계를 만날 때까지는 완전한 실패일 뿐이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 한 가지가 모든 시련을 성공으로 바꿔준다고요. 그러니까 우리는 올바른 한 가지를 찾기까지 실패를 거쳐야 해요."

-(p.112)

 

-…누군가와 이런 것까지 공유하고 싶어지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당신과 같이 있으니 과거를 직면하는 일도 그렇게 두렵진 않네. 그 점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해

-(p.139)

 

- “치료 효과가 있다니까. 일반적인 포츈 쿠키는 지나친 낙관론으로만 가듣하잖아. 하지만 이건 어때? 행복이란 망상일 뿐이란 걸 물리도록 경험한 바 있는 우리같은 사람들을 위한 건강한 현실적 처방이야.”

-(p.175)

 

- 돌이랑 추억은 영원히 남잖아

-(p.276)

 

- 서로에게 의지하여 매순간을 마지막 순간인 양 사십시오. 언젠가는 진짜 마지막 순간이 오겠지요. 물론 나는 그 순간이 빨리 오기보단 늦게 오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인생을 충실히 잘 살았다면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답니다.

-(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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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전. 상 - 하늘을 버리고 백성을 택하다

● 이수광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은 다음이고, 군주는 가장 가볍다

 

혼란한 시대에 영웅이 난나고 한다. 고려말 공민왕은 노국공주를 잃고 국정을 돌보지 않다가 결국 살해, 정권을 잡을 자들의 권력 놀음 개혁군주였던 공민왕은 자신의 의지를 펴지 못하고 신돈을 국사로 내세웠으나 그마저도 민심을 외면하고 사리사욕을 채우며 권력을 잡으려는 권세가들과 신돈으로 실패하고 만다. 원의 속국 고려에서 원이 멸망하고 명이 세워지자 친명반원 정책을 편 공명왕, 그의 사후 다시 친원 정책을 생각하는 신 권세가들.

무엇보다 백성의 생활은 날로 궁핍해져가고 있었다. 농민의 땅을 빼앗고, 소작을 하여 추수를 하면 7명에게 그 세를 내어줘야 했다. 땅이 있어도 먹고 살기 힘들고, 그런 땅마저 없는 백성들은 화적이 되고 만다. 북에서는 홍건적, 남에서는 왜구의 노략질에 안에서는 화적질까지 더해진 격이다. 백성이 잘 사는 세상을 꿈꿨던 정도전이 역성혁명을 생각했던 이유였다.

 

중국 진시황 당시 재상이자 지금의 중국이 있기까지의 기반을 닦은 ‘이사’라는 인물과 마찬가지로 조선 왕조 500년의 기반을 닦은 <조선경국전>을 쓴 인물이란 생각을 해본다. 

 

그에게는 적재적소의 사람이 있었다. 청빈한 삶을 몸소 실천한 부모와 부창부수의 아내, 학식과 덕을 겸비한 스승,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 선행을 은혜로 갚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기인을 만나기까지한다. 뜻이 높다한들 이들 없이 홀로 뜻을 세울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대의멸친’을 피할 수 없었던 점이 더 안타깝다.

 

소설<정도전>을 읽으며 정도전이라는 인물에 호기심이 생긴다. 역사는 결국 성공한 혁명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조선 건국, 건국 후 기반을 세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은 제대로 알기에는 한계가 있을지 모르나 ‘백성을 위한’ 그의 행보를 살필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책의 부록 정도전 연보로 조금이나마 해소해본다.

 

상(上)편은 정도전의 성장과정~역성혁명 이전 까지를 다루었다.

 

공! 감! 구! 절!

 

- “살구꽃은 3월에 피고 국화꽃은 10월에 피느니라. 꽃도 스스로 피고 질 때를 아는데 하물며 사람이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몰라서야 되겠느냐?”

-(p.13)

 

-“과거를 반성하지 않으면 같은 역사가 되풀이된다.…”

-(p.23)

 

- 내가 한번 달려가기로 한 길, 끝까지 누구의 도움 없이 달려보고 싶다.

-(p.44)

 

- “세상을 알기 위해서는 서책을 탐독하는 방법과 길에 나서 여행을 하는 방법이 있다.…”

-(p.55)

 

- ‘개혁가에게 도덕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덕성을 갖추지 못하면 진정한 개혁가가 될 수 없고 심각한 폐단이 일어날 것이다.’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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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미가제 독고다이

● 김별아

 

<미실>의 작가 김별아의 2010년 작 <가미가제 독고다이>

 

 

현대사회를 급변하는 시대라지만 전쟁통만큼 급격한 변화를 겪는 상황이 또 있을까?

누군가에겐 위기가 다른 이에겐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영토를 얻은 기쁨의 땅은 반대로 나라를 빼앗긴 설움의 땅이기도 하다. 건설적 변화도 예측불허의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한 마음이 자리를 차지하는데 전시에는 그 심정이 오죽할까. 하루를 견디어 내기가 얼마나 힘들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때는 세계사 제 2차 세계대전, 국사 조선말기~일제강점기(1945년 봄)의 ‘가정’사(史)와 ‘개인’사(事)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 하윤식은 과도기를 살아가는 인물답게 출생 배경부터 성장 과정, 인격이 남다르다. 백정인 할아버지(쇠날)와 호락호락하지 않은 할머니(올미)로부터 태어난 진주하씨 양반이자 자수성가한 아버지, 호락호락하지 않은 신여성 어머니, 성경에 등장하는 카인의 운명을 타고난 형(하경식)이 윤식의 가족이다.

 

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마음은 사랑에 굶주려 있다면 행복하다 할 수 있는가? 남들이 부러워 할 스위트홈이지만 남에게 말 못할 문제를 안고 있다면 어떤가? 나라는 국권을 빼앗겼지만 나는 무엇이든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는 위치라면? 남의 나라 전쟁에 출전해 목숨 바쳐 싸워야 하는 상황은? 남의 죽음과 나의 생존은? 등등 행과 불행, 복불복의 기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우연과 필연에 의해 전개되는 삶으로 인해 뜻밖의 반전을 맛 볼 수 있다는 것이 <가미가제 독고다이>의 재미이며 소설을 통해 우리의 비극적 역사에 대해 접할 기회이기도 하다.

 

 

※ 가미가제 독고다이?

신푸[神 風](가미가제) 도쿠베츠-고케키타이, 줄임말로 ‘독고다이’라고 부르는 특별 공격대.자살특공기[대원]

 

공! 감! 구! 절!

 

- 아버지는 나라니 민족이니 하는 것은 애초부터 몰랐다. 문제는 돈과 신분이었다.

-(p.37)

 

- 돈에는 피가 흐르지 않는다. 민족도 계급도 없다. 오로지 본디 생긴 그대로의 가치와 역할을 다하는 돈!

-(p.48)

 

- 아버지는 지금껏 인생에서 ‘진짜’를 찾아 헤매었다.

……

하지만 진짜를 찾아 헤매는 아버지는 가짜였다. 그래서 아버지가 ‘진짜’를 찾아다닌 여정은 다만 자신이 얼마나 ‘가짜’인가를 증명하고 다닌 것에 불과했다.

-(p.92)

 

- “끔찍해요. 전쟁이란거…….”

-(p.143)

 

- 당신에게 우연의 운명을 믿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나는 믿는다고, 우연히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들의 어처구니 없고 생뚱맞고 기막힌 필연을 믿는다고 말했다.

-(p.157)

 

- 그토록 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자들을 끝끝내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 집안 남자들의 어리석음도 우연으로서의 필연, 필연으로서의 우연이다.

-(p.157)

 

- 너의 마차를 별에 걸어라!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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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혼의 길고 암울한 티타임
  • 더글러스 애덤스

'요즘 신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소설

실재하는 신들의 현대 생활 백서, 그리고 영혼을 파는 큰 거래, 그 계약에 얽힌 자들의 운명

초반, 무턱대고 설명을 늘어놓는 통에 읽고 있어도 '내가 뭘 읽고 있는거지?'싶다. 이제 이런 경험도 익숙하다. 그의 전작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를 통해 한 번 겪어 봐서 인가 보다.
여행을 시작해, 낯선 공항에 도착한 느낌을 떠올려보라. 각자 제 갈길을 가는 이들과는 달리 그 풍광에 압도당한 나머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익숙한 무엇을 찾기위한 두리번거림뿐이다. 36페이지 사립탐정 '더크 젠틀리'의 이름을 보자 와락 반가운 마음이 든다. 공항에 마중나온 친구를 만난 기분이다.

사건을 의뢰한 '어제 만난 고객'과의 약속 시간에 늦은 더크, 고객의 집에 도착했을 때 그의 눈 앞에 펼쳐진 상황에서 그가 느끼는 심적 동요, 일명 양심의 뜨끔거림을 표현한 장면(p.67)은 작가의 위트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읽어보는 수밖에!

더글러스 애덤스 소설의 특징이랄까?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종국에는 어떻게 전개될 지 갈피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마치 전혀 들어맞지 않을 것 같은 퍼즐 조각 같다.

사건의 실마리, 이번에는 음악에서 찾다.

<뜨거운 감자>
집어들지마, 집어 들지마, 집어 들지마.
얼른 남에게 넘겨, 넘겨, 넘겨.
넌 붙잡히고 붙잡히고 붙잡히고 싶지 않을 테니까,
누군가에게 그걸 던져버려, 누구? 누구? 아무한테나.
커다란 놈이 찾아왔을 때 그걸 갖고 있지 않는 게 좋아.
커다란 놈이 찾아왔을 때 그걸 갖고 있지 않는 게 좋다고.
그건 골치 아픈 뜨거운 감자니까.

책 엿보기!


음반업계에 종사하는 엄청나게 부유한 어떤 남자가 더크 젠틀리를 고용한다. 그 남자는 키 가 크고 눈동자가 초록색이며 큰 낫을 휘두르는 괴물에게 스토킹을 당한다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더크는 ‘감자’ 그리고 곧 계약이 만료되는 피로 서명한 ‘계약서’에 대한 남자의 헛소리를 들으며 겉으로는 이해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수고비를 받으면 무엇을 할지를 궁리한다. 더크는 약속시간보다 훨씬 늦게 남자의 집에 도착한다. 가서 보니 경찰들이 떼로 몰려와 있다. 그 집 지하실로 내려가니 그 남자는 깔끔하게 목이 잘린 채 죽어 있고, 잘린 목이 레코드 턴테이블 위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다. 그제야 더크는 남자가 언급했던 감자와 계약서 얘기가 헛소리가 아니었다는 생각에 이른다. 남자의 죽음으로 죄책감에 빠진 더크는 늦게나마 그 고객의 주장을 진지하게 생각한다.

조사를 진행하는 와중에 런던 히드로 공항의 탑승 수속 데스크가 갑자기 불길에 휩싸여 공중으로 치솟는 사건이 발생하고, 더크는 그 데스크에서 일하다가 실종된 여직원이 예전 자신의 비서였던 재니스 피어스 양임을 알게 된다. 사건 조사를 하면서 더크는 모욕적인 별점, 재수 없는 사립병원, 우울한 독수리, 전자식Ⅰ청(淸)계산기(답이 4를 넘어가면 화면에 ‘황(黃)의 기운이 충만함’이라는 문구만 뜨는 계산기), 런던에서 피자를 배달시켜 먹지 못해 분노하는 매력적인 미국 여인 케이트 셰터 양을 만난다. 또한, 변호사와 광고업자에게 전능한 힘을 넘겨주고 깨끗한 리넨을 공급받는 오딘 신과 천둥의 신인 토르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  - 출판사 서평 중


-그는 운전대만 잡았다 하면 길을 읽었는데 그가 '선(禪)'적인 길 찾기 방식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아는 듯한 차를 그저 졸졸 따라가는 방식이었다. 목표지점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끌려가기 일쑤였는데도 어쩌다 한번 제대로 목표지점에 도착할 때도 있기 때문에 그는 그 방식을 선호했다.
-(p.47)

- "... 나의 길 찾기 방식이 나름의 이점이 있다는 걸 이제 그만 인정하시죠, 셰터양. 그 방법을 쓰면 내가 의도했던 장소에 도달하지 못할 때가 많지만, 결국 내가 있을 필요가 있는 곳에 도달한다. 이겁니다."
-(p.186)

- 인류가 신화로 간주해온 모든 이야기가 실재임을 깨닫고 충격을 받겠지만, 정신이 들면 지금껏 보아온 이 노인의 모습이 전사 신들의 아버지로서의 모습이었음을 때달을 것이다. 인류가 신화를 믿지 않게 된 뒤에도 그 신화 속 존재들이 여전히 세상에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p.97)

- 파우스틍와 메피스토펠레스가 거래하던 시절에 인간은 영혼을 파는 대가로 우주의 모든 지식을 얻고 마음에 담긴 모든 야망을 실현하고 육체의 온갖 쾌락을 맛보았다. 그로부터 한참의 시일이 흐른 오늘날에는 몇개의 히트 음반 작사료, 유행하는 가구 몇 점, 욕실 벽에 붙이는 자질구레한 장신구를 얻는 대신 목이 뎅겅 잘리는 것이다.
-(p.255)

- "너희 인간들은 불사의 존재를 원했다. 그로 인해 불사의 존재들이 생겨났다. 우리로서는 힘든 삶이기는 하다만, 어쨌든 너희는 우리가 영원히 존재하기를 바랐고 그래서 우리는 영원히 살고 있다. 너희는 우리를 잊었지만 우리는 영원히 살아가는 거다. 하지만 그중 많은 신들이 죽었고, 또한 죽어가고 있다."
-(p.259)

- "문제를 인식하고 신경 쓰는 건 토르밖에 없다네. 그는 계속 문제 제기를 하고 있지만 논리적으로 증명을 못하고 있어. 논증을 못한다 이 말이야. 그러다보니 머릿속이 뒤죽박죽되고 혼란스러워져서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자기가 저지른 일의 뒷감당을 못해 결국 속죄를 위한 고행을 하는 거라네. 여기 있는 나머지 신들은 죄다 그저 돼지 때문에 여기 온 거야."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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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포리스트 카터

다행이었다. 이 책의 후반부를 읽을 때 그 곳이 사람이 붐비는 장소가 아니여서...
흐르는 눈물을 감출 필요도, 그 눈물의 의미를 누군가에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오롯이 나 혼자 간직할 수 있어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로 체로키의 삶을 알게 되었다.
백인들이 체로키에게 자행한 잔인무도함도 알게되었다. 이런 극악은 체로키 조상이 겪었던 '눈물의 여로'와 작은 나무가 겪은 시련을 통해 여과없이 보여졌다.

체로키의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통해 우리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새삼 느꼈다.  

포리스트 카터만이 쓸 쑤 있는 작품이다. 그의 자전적 소설은 어린 시절 할아버지를 통해 배운 것을 고스란히 책에 담은 때문이다. 이제 체로키의 삶은 이 책을 통해 후손 체로키들에게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체로키의 삶에서 많은 가르침을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것은 자연주의일 수도 있겠고 뿌리에 대한 이해일 수도, 영혼의 마음을 풍부히 해주는 것일 수도 있겠다.

공!감!구!절!

- 할아버지가 "I kin ye Bonnie Bee"라고 말하는 걸 들었을 때, 나는 할아버지가 "I love ye"라는 뜻으로 말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 말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그랬던 것이다.
 또 할머니가 이야기를 하다가 "Do ye kin me,Wales?"라고 물으실 떄가 있다. 그러면 할아버지는 "I kin ye"라고 대답하신다. 이해한다는 뜻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사랑과 이해는 같은 것이었다. 할머니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사랑할 수 없고, 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더더욱 없다,신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하시곤 했다.
-(p.67)

- 뭔가 좋은 일이 생기거나 좋은 것을 손에 넣으면 무엇보다 먼저 이웃과 함께 나누도록 해야 한다.그렇게 하다보면 말로는 갈 수 없는 곳까지도 그 좋은 것이 퍼지게 된다,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하시면서
-(p.97)

-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쏟는 것뿐이다. 게다가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부리는 걸 그만두지 않으면 영혼의 마음으로 가는 문은 절대 열리지 않는다.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비로소 이해라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영혼의 마음도 더 커진다. -(p.102)

-그는 교육이란 것은 두 개의 줄기를 가진 한 그루의 나무와 같다고 하셨다. 한 줄기는 기술적인 것으로, 자기 직업에서 앞으로 발전해가는 법을 가르친다. 그런 목적이라면 교육이 최신의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자신도 찬성이라고 와인 씨는 말씀하셨다. 그러나 또 다른 한 줄기는 굳건히 붙들고 바꾸지 않을수록 좋다. 와인 씨는 그것을 가치라고 불렀다.
-(p.255)

- 때로는 혹독한 겨울도 필요하다고 할아버지는 말씀하셨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보다 튼튼히 자라게 하는 자연의 방식이었다.
-(p.317)

-"이번 삶도 나쁘지는 않았어. 작은 나무야, 다음번에는 더 좋아질 거야. 또 만나자."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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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
  • 더글러스 애덤스

 
처음 만나는 더글러스 애덤스의 작품이다.

신비한 탐정 더크 젠틀리의 일상은 노부인들로부터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겠다며
청구서를 보내고 비용을 지불 받기 위해 끊임없이 전화통에 매달려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

"바하마 출장이 왜 꼭 필요한지 그 이유를 다시 한  번 설명해드릴게요.
다시 설명 드릴 수 있어서 더 없이 기쁩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모든 사물이 기본적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 상호 관계성을 나타내는 벡터 값을 구성하고
삼각측량을 하려면 머나먼 버뮤다 제도의 해변까지도 가야 하는데 이번 조사를 진행해면서도
종종 그곳에 출장을 다녀와야 합니다. 저도 가급적 그곳까지 갈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화창한 햇빛과 럼펀치 술에 알르레기가 있거든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일을 하려면 그런 어려움쯤은 참고 견뎌야 하는 거죠. 안그렇습니까, 부인?"

흡사 노부인을 속여 받아낸 돈으로 버뮤다 여행을 계획중인 사기꾼같지 않은가?

불가능해 보이는 두 가지 현상과 대단히 특이한 여러 건의 현상들이 전부 리처드 맥더프에게
일어났고 그 사람이 아주 특이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되었다.
리처드는  현상들과 깊이 연관되어 있을 뿐 아니라 아주 특이하고 괴상하게 행동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완벽하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하에 한 행동이었다고 믿고 있다.

나의 행동을 하게 만든 '무엇', 그 무엇이 사람을 조종해서 어떤 일을 하게 만들려고 한다.
더크의 말처럼 모든 사물은 서로 상호연관성이 있었다.
그리고 더크는 뛰어난 지성의 소유자였다.

초반 서로 연관성이 있을까 싶었던 장황한 이야기는흥미를 유발하고  뒤로 갈 수록
읽는데 가속이 붙었다.

이 소설의 매력을 꼽는다면 작가의 '기발함'일 것이다.

타임머신을 텔레비전을 보는 데 사용하는 리즈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흠, 비디오 녹화기만 제대로 사용할 수 있어도 타임머신은 쓸 일이 거의 없을 걸.
시간여행이라는 게 아주 조심스럽거든. 무시무시한 덫과 위험으로 가득해. 과거로 돌아가
잘못된 부분을 고치기라도 하면 역사의 흐름 자체가 뒤죽박죽이 될 수도 있어.
게다가 타임머신만 썼다 하면 전화기가 고장이 나버린다네."

그 타임머신으로 등장하는 도구 또한 기발하다.
0과 1로 구성된 디지털과 상반된 아날로그 계산기 '주판'이 바로 타임머신이다.
이정도라면 기발함을 넘어 기막힐 정도다.

이 세 주인공, 더크, 리처드, 리즈는 사뮤엘 콜리지의 시속에 담겨있던 그 '무엇'을 힌트삼아
인류를 멸종 위기에서 구해낸다는 엔딩마저 기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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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자는 혼자다
  • 파울로 코엘료

그(파울로 코엘료)는 마치 이고르가 에바에게 하듯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럼으로 독자는 그 메시지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에바가 휴대폰을 주시하듯 촉각을 곧추세운 채 그의 책을 주시하게 만든다.

여전히 신비스럽고 영적인 존재가 등장하는 점과 인물의 감정,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탁월한 필력은
전작들과 마찬가지이지만 이번 책 <승자는 혼자다>에서 기존의 지표를 콕! 집어주던 '친절함'을
기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표지는 '명확하지 않은 메시지' 형태로 전달되고 있으며
소설 마지막 부분 저자는 이고르의 생각을 빌려 이 점을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는 잠시 자문했다. 주위의 세계들을 파괴하면서, 에바에게 과연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던 것일까?
좀더 명확히해야 했던 건 아닐까? 한마디 암시의 말, 아니면 어떤 이름이라도 남겨야 했던 건
아니었을까? 하지만 그건 매우 위험한 일이었을 것이다. ... - (p.316)
 
작가는 '내 작품들 가운데서 빈번히 나타나는 주제 중 하나는
우리가 꿈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의 꿈들은 어디까지 조작될 수 있는 것일까?'
라고 물으며 글의 서문을 연다. 작가가 '슈퍼클래스'를 등장시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부와 명성 그리고 권력을 갖은 자, 성공을 꿈꾸는 이들의 선망의 대상인 슈퍼클래스를 통해
진정한 성공이란 위와 같은 요소들을 의미하는가와 기쁨, 즐거움이라는감정과는 상반된
깊은 권태를 느끼는 그들의 모습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방식은 무엇인가에 대한.

- 이들은 즐겁지 않아요. 정상에 올랐으니 이젠 어쩔 수 없이 다시 내려가야 할 일을 두려워하고 있죠. 이들은 또다시 정복해야 할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거예요. 왜냐하면 ......
거기에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이지- (p.313)

출구도 없고 사람을 중독시키고 결국 노예로 만드는 성공이 정말로 가치 있는 일인가?
정말로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의 대답은 '사랑'이다.
여기에 두 가지 사랑이 그려지고 있다.
에바를 향한 이고르의 사랑과 재스민과 그의 연인의 사랑.

에바가 묘사한 이고르
- 저 절대악의 존재가 제멋대로인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행위에 전혀 책임을
느끼지 않고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데다,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수단도
서슴지 않는다는 사실을.이제 그녀(에바)는 이해할 수 있다. 천사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악마로
변할 수 있었는지를. 그는 모든 정신적 외상들을 극복하고 성숙해졌다고 주장했지만, 실은 가슴속에
원한과 복수심을 줄곧 키워왔던 것이다. 그는 인생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는 데는
 비견할 바 없는 최고였고, 그 때문에 자신이 전능하다는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해왔다.그는 포기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결코 뒤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길에 놓인 최악의 고난들을 통과해왔다. 그 고난의
 길에서 '언젠가 돌아와 반드시 이 빚을 갚고야 말겠어. 그때 내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 너희들에게
똑똑히 보여주겠어'라는 생각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다.- (p.271)

이런 이고르가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으려한 방법은 세계를 파괴하는 것이었다.
세계를 파괴한다는 것의 의미란
- "한 생명을 파괴하는 거지. 그 순간 온 우주가 사라지는 거야. 그 사람이 보고 느낀 모든 것,
그가 인생길을 걸으며 만났던 좋고 나쁜 모든 것, 그의 꿈들, 희망들, 패배들과 승리들,
이 모든 것들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거지. ..." - (p. 294)

반면 재스민과 그의 연인의 사랑의 방식을 살펴보자.
연인이 재스민에게
- "그리고 넌 그때 고작 열여섯 살인데도, 사랑이 한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었어.
네 덕분에 난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어. ...우린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걸었고, 함께 배워왔어. ...결국 난 내가 갈망하던 것을 처음으로 실현할 수 있게 된거야. 그렇게 우리는 함께 칸에 왔지.
결코 이런 계약 따위가 우리 두 사람을 떼어놓을 순 없어." - (p.199)

- 그 누구도 모르는 사실. 그녀에게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도록 돕는 절대적이고도 완전한 힘,
재스민이 있다는 것을. 그녀는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사랑을 바라본다. 이 사랑을 위해서라면
그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사람을 죽이는 일만 빼고는 무엇이라도.
재스민과 함께라면 그녀는 두렵지 않다. 승리조차도. - (p.315)

기억하고 싶은 한 구절

'한 알의 모래가 바다의 심연 속으로 잠겨들 때, 유럽 대륙은 그만큼 작아진다. 한 알의 모래가 사라진 것을 우리는 느끼지 못할 테지만. 바로 그 순간 대륙이 사라지는 것이다.'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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