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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18 공항에서 일주일을(히드로 다이어리)

  • 공항에서 일주일을(히드로 다이어리)
  • 알랭 드 보통

이 책은 문학에 관심을 가진 공항 회사(BBA)의 초대로부터 시작한다. 히드로의 첫 상주작가는 공항 시설의 전체적 느낌을 살핀 뒤, 출발 대합실의 D구역과 E구역 사이에 특별히 배치한 책상에서 탑승객과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책을 쓰기 위한 자료를 모으게 된다.

가끔 유명인의 예술 작품을 보며 대중은 '이런 것쯤은 어린애도 하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는 없다. 이 책도 그렇다. 누구나 원한다면 공항에서 일주일을 머물수도 있다. 누구나 사진을 찍고 글을 쓸 수 있다. 하지만 단 일주일동안의 공항 생활을  바탕으로 책을 엮고 그 책이 베스트 셀러로 여러 사람에게 읽히는 것은 글을 쓴 사람이 바로 '알랭 드 보통'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야생동물을 포획해 애완동물로 길들이기 위해 울타리안에 넣어놓은 동물을 보는기분이었다. 그 생명체는 넓은 초원을 뛰어다닐 '자유'는 없지만 어느만큼의 활동 공간이 있고, 끼니 거를 염려도 없고, 안전하고 안락한 보금자리도 있다. 하지만 울타리 이곳 저곳은 탈출의 흔적이 눈에 띈다.

옮긴이와는 다르게 그의 몇 편의 글을 접했음에도 나는 아직 알랭 드 보통의 글이 낯설다.그래서인가? 공항에서 느낀 감성의 주변을 맴돌다 만 듯 하다. 무엇때문일까? 책을 통해 영화의 메이킹 필름처럼 출입이 통제된 구역을 살펴볼 기회도 있었고, 항공사 대표를 만나보기도 하고, 멋진 추억이 담긴 사진과 알랭 드 보통의 역사와 문학의 깊은 조예도 알 수 있는 경험이었는데 말이다. 역시 앞서 말한대로 작가에 대한 이해부족이거나 내가 그리던 공항, 내가 익히 알고 좋아하며 내가 그리고 싶은 공항과는 다른 포커싱 때문일 것이다.

내용중에

- 지붕의 무게는 1만 8000톤이다. 그러나 그것을 받치는 강철 기둥들은 자신들이 받는 압력을 거의 느끼지 않는 듯 하다. 이 기둥들은 우리가 우아함이라고 부르는, 아름다움의 하위범주에 속하는 자질을 갖추었으며, 이런 자질은 건축물이 겸손하게도 자신이 극복한 어려움을 내세우고 싶어하지 않는 곳에서 눈에 띄곤 한다.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이 기둥들의 목 위에 400미터 길이의 지붕이 균형을 잡고 있는데, 마치 아마포로 만든 차일이 사뿐하게 얹혀 있는 듯하다. 모름지기 짐이란 이렇게 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p.45)

- 우리는 지나치게 낙관하여, 존재에 풍토병처럼 따라다니는 좌절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기 때문에 분노한다.
-(p.57)

 -우리 대부분은 치명적인 재난에 가까운 상황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가야만 일상생활에서 좌절과 분노 때문에 인정하지 못했던 중요한 것들을 비로소 인정하게 되는 것 같다.
-(p.73)

- 저널리즘은 오래 전부터 인터뷰라는 관념에 매혹되었는데, 그 밑에는 접근에 대한 환상이 놓여 있다. 일반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곳에서 세상을 운영하느라 바쁜 머나먼 인물이 기자에게는 마음을 열고 가장 깊은 자아를 드러낸다는 환상, 청중은 신문 값이라는 입장료를 내면, 자신이 삶에서 속한 지위는 잊고 기자를 따라 궁이나 집무실로 들어오라는 초대를 받는다. 경호원들은 무기를 내리고, 비서들은 손을 흔들어 방문객을 통과시킨다. 이제 우리는 내부의 성소에 들어와 있다. ...그러나 비밀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는 감질 나는 약속이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이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저명한 인물을 기자와 친밀해지는 것에 거의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속을 털어놓을 더 좋은 사람들을 늘 대기시켜두고 있다. 새로운 친구는 필요 없다. 복수 계획이나 직업인으로서 자신의 미래에 관한 공포를 공개할 생각은 없다.
-(p.143)

-우리는 모든 것을 잊는다. 우리가 읽은 책, 일본의 절, 룩소르의 무덤,비행기를 타려고 섰던 줄, 우리 자신의 어리섬음 등 모두 다. 그래서 우리는 점차 행복을 이곳이 아닌 다른 곳과 동일시하는 일로 돌아간다. 항구를 굽어보는 방 두개짜리 숙소, 시칠리아의 순교자 성 아가타의 유해를 자항하는 언덕 꼭대기의 교회,무료 저녁 뷔페가 제공되는 야자나무들 속의 방갈로, 우리는 짐을 싸고, 희망을 품고, 비명을 지르고 싶은 욕구를 회복한다. 곧 다시 돌아가 동항의 중요한 교훈들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만 하는 것이다.
-(p.205)

Posted by Dream 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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